샬롬,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인사 드립니다.

동역자님들의 기도 덕분에 창립예배를 은혜롭고 풍성하게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항상 머나먼 땅의 영혼들을 위해 기도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창립예배가 있던 바로 그 다음 주. 한 러시아 자매가 교회에 찾아왔습니다.

교회에 있던 저희에게 대화를 걸기 시작했는데,

가벼운 인사로 시작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이내 자신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이득을 취하기 위해 일부러 교회를 찾아와 한탄을 하는 사람들의 사례가 많았기에,

너무나도 이르게 흘러나온 그녀의 어려운 사정에 그녀의 고백에 의구심을 가지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사실 조금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고 해도 거짓이라 할 수는 없겠지요.

주님의 공간을 그저 돈으로만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져 그녀의 고백이 달갑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던 제 마음 속에 스쳐가듯 울려 퍼지는 음성이 있었습니다.

“그렇잖아도 너는 가난한 자들을 도우러 그들을 찾아나설 생각이었잖니.

그런데 네가 찾아 다닐 필요도 없이 도움이 필요한 자가 직접 너를 찾아왔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야?”

순간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제가 향해야 할 길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엉뚱한 곳을 향해 뻗어진 제 손을 주님께서 잡아 고쳐 주신 것만 같아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어려운 자를 돕겠다고 수많은 계획들을 세우고 그들에게 접촉할 방안을 고심하고는 했으면서,

정작 어려운 일을 겪는 이가 직접 도움을 청하며 다가오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며 그 모습을 껄끄럽게 여긴 것이 아닙니까.

제 자신의 오만함이 발견된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주님이 나를 버려두지 않으시고 순간순간 깨닫게 하심이 얼마나 감사한지…

연약한 나를 아버지의 자녀로 삼아주시고, 깨달음을 주시며, 아버지의 형상을 닮아가도록 인도해 주심이 감사했습니다.

생각을 마치고 다시 그 자매를 바라보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아버지가 사랑하시는 그 자매가 주님께 예배할 수 있음에 감사했고, 예배하는 모습이 아름다와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그저 바라보는 시선만 바꿨을 뿐인데…. 김현주 선교사의 고백이었습니다.

저희가 러시아 자매를 어떻게 도우면 좋을까 생각을 하다가,

아이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쳐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스스로의 능력을 이용해 일어설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주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현재 학생 모집 중에 있습니다.

교회를 창립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 아이들에게 피아노와 리코더, 영어를 가르치고 있고,

한국어와 러시아어 학생 모집을 위해, 또한 교회에 준비되어 있는 영혼들을 만나고, 보내주시기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바쁜 일상 가운데에서도 주님이 왕이심을 인정하며 살 수 있도록. 기쁨이 충만할 수 있도록.

페루 찬양교회를 통해 앙콘지역 주민들이 하나님을 알아 갈 수 있도록.

준비된 영혼들을 순조롭게 만나게 하시고 돕는 자들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2차 선교여행이라 명명한 이번 페루 사역에서는 저희가 아버지께서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고 있는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제 생각도 주님의 생각으로 바꾸게 하시며 어려움 가운데서도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동역자님들의 기도와 사랑 덕분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부족함 많은 저희들을 형제, 자매처럼 사랑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동역자님들을 통해 페루에서의 사역이 아름다운 결실들을 맺을 것을 기대하며.

한국의 반대편 페루에서 전정수, 김현주 선교사 올림.